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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매주 담그기

freesens 2025. 6. 28. 08:56

개인적으로 몇년동안 복분자주, 오디주, 살구주, 머루주, 금매주 모두 담궈 본 후 내린 결론은 담그는 과정은 복잡하지만, 들어가는 비용과 맛으로 따져보면 금매주가 최고라는 결론을 내렸다.

 

복분자주 맛은 좋으나 원재료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최근에는 포기.

 

일반 매실주는 청매실로 담근 술인데, 청매실에서 조금 더 익으면 신맛은 덜 하면서, 겉이 옅은 황색으로 변하는 황매실.

이 황매실로 담그는 술이 바로 금매주.

 

일단 매실 가격이 복분자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저렴하기 때문에 원재료 비용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며, 완성된 술 맛도 좋아서 금매주를 꾸준히 담는게 좋더라는...

 

다만 금매주 담그는 과정이 복잡하고 귀찮은데 결과물이 너무 맛있어서 그 귀찮음을 이겨내고 몇년 째 담그고 있는데, 과정을 한번 적어보고자 한다.

 

재료는 다음과 같다.

  • 황매실 5kg
  • 설탕 1kg
  • 참이슬 오리지널 1.8L * 10ea

소주는 도수가 높은 담금주를 사용해도 되지만, 20.1도인 참이슬 오리지널로 담궈보니 너무 쎄지않고, 적당히 맛있게(?) 마실 수 있어서 해마다 참이슬 오리지널로 담그고 있다.

황매실 꼭지가 남아있는 사진

사진에 보이는 매실이 황매실.  청매실처럼 보이지만, 5월 초중순부터 나오는 청매실은 확실히 더 청색이고, 6월 이후에 나오는 황매실은 과육도 청매실보다 덜 단단하고, 색상도 옅은 황색으로 익은 부분이 많이 보이는 편이다.

 

매실은 동일한 5kg 이라도 크기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는데, 어차피 술 담글거라 굳이 더 비싸게 주고 큰 매실을 구매 할 필요가 없다.

금매주 담그는 과정에서 매실 건조가 필요한데 크면 오히려 말리는 시간이 더 걸리니 그냥 작은거 사는게 좋다는 생각이다.

 

깨끗하게 꼭지를 제거한 황매실

매실을 수령해서 보면 꼭지 부분에 검게 완벽히 제거되지 않은 꼭치가 남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한번 세쳑하면서 이 꼭지를 모두 제거해줘야 한다. 꼭지를 깨끗히 제거하지 않고 남아 있으면 쓴 맛이 난다고 하는데, 항상 제거하고 담궈서 쓴 맛이 나는지는 잘 모르겠다.

 

끓는 물에 살짝 데치는 황매실

세척 및 꼭지 제거가 완료된 매실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준다.  너무 오래 데치는 경우 매실 겉껍질이 터져서 과육이 흘러 나올 수 있으니, 아주 살짝만 데쳐주면 된다.  터쳐서 과육이 흘러나오면 나중에 술을 담궜을때 술이 투명하지 않고 탁할 수 있으니 가급적 터지지 않도록 해주는게 중요하다.

 

우 : 꼭지 제거 후 물로 세척한 황매실
좌 : 세척 후끓는 물에 데쳐서 건져둔 황매실

오른 쪽은 아직 데치기 전이고, 왼쪽은 데친 후.

익어서 그런지 색깔이 좀 더 황색 빛을 띄게 된다.

 

끓는 물에 데친 황매실을 쟁반에 펼쳐서 건조중

다 데쳤으면 쟁반에 고르게 펼쳐서 건조 준비를 한다.  너무 많이 데쳐서 껍질이 터지거나 과육이 흘러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버리지 말고 함께 잘 말려서 사용해도 무방하다.

 

햇빛에 하루 정도 말려준 황매실.
수분이 조금씩 날아가서 겉 껍질이 쪼글쪼글 해지는 중

햇빛에 하루 정도 잘 말려준 뒤의 모습.  확실히 색상은 황색이고 건조되면서 수분이 날아가서 겉면이 쪼글쪼글 해지기 시작한다.

 

햇빛 건조 이틀째.
점점 더 수분이 증발하여 쪼그라드는 중.

하루 더 햇빛에 잘 말려주면 쪼글쪼글함이 더해지는걸 확인할 수 있는데, 적어도 1주일 이상은 말려야 완전히 건조가 가능하다.

 

햇빛 건조 삼일째.

알이 굵었던 매실들은 이제 조금씩 수분이 증발하는 중.

또 하루가 지나면 더 많이 쪼그라들고, 한쪽면만 말려서 되는게 아니라, 골고루 건조될 수 있도록 뒤집어 주기도 해야된다.

 

햇빛 건조 나흘째.

지루한 건조의 시간

또 하루가 지나면 크기가 작은 매실들은 빠르게 건조되어 살구씨처럼 쪼그라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햇빛 건조 닷새째.

수분이 많이 증발되서 점점 쪼그라들고 있지만 아직 더 건조해야 함.

금매주 담글 떄 이 건조과정이 제일 지루하고 귀찮은 과정이 아닐 수 없다.

 

황매실 건조 시기가 되면 장마철 시작 시기라 햇빛이 없어서, 식품건조기에 넣기 위해서 트레이에 쌓아줌.

아직 다 안말랐는데 황매실이 나와서 금매주를 담글 시기가 될 쯤이면 장마가 시작된다.

장마가 오면 햇빛이 없어서 건조에 큰 낭패.

햇빛이 잘 든다면 계속 뒤집어 가며 골고루 말려주면 되고, 날이 안좋아서 햇빛을 볼 수 없다면 문명의 혜택.

식품건조기를 이용해서 말려주면 된다.

 

잘 건조된 황매실.
수분이 모두 증발되고 복숭아 씨앗처럼 완전 딱딱하고, 쪼글쪼글한 모습.

이제 지루한 건조과정은 종료

건조가 완료되면 수분이 전부 날아가서 황매 과육이 쪼그라든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까지 오는데 1주에서 2주까지 걸릴 수 있고, 힘든 과정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황매실 5kg을 건조하고 나면 1kg 정도로 줄어들게 된다.

 

이후 담금주 통을 세척 및 소독해서 준비해주고, 이제 건조한 매실과 설탕에 술을 부어줄 준비를 한다.

 

술통에 넣기 전에 다시백에 담아준 건조 황매실.

황매실 건조 전 세척 및 데치는 과정에서 겉 껍질이 터지는 경우가 있으며, 터진 매실 때문에 나중에 완성된 술이 탁해지는 현상을 막고자 다시백에 넣어줌.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데치는 과정에서 껍질이 터진 매실에 술을 부어주면 술 색깔이 깨끗하지 않고, 탁해질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육수 낼 때 사용하는 다시백을 이용한다.

 

다시백에 건조 황매실과 함께 넣어줄 설탕.
다시백에 건조 황매실과 설탕을 함께 부어줌.

디시백에 건조한 매실을 넣어주고, 설탕을 1kg 정도 부어준다.  단 맛은 사람마다 기호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줄여도 되고, 더 넣어도 될듯하다.

완성된 술이 너무 달지도 않고, 적당히 새콤달콤한 맛이나서 개인적으로는 몇년째 같은 양으로 넣고 있다.

 

다시백에 들어있는 건조 황매실과 설탕.

매실과 설탕을 다시백에 넣고, 잘 묶어준다.

제대로 안묶으면 술 색깔이 탁해질 수 있으니 꼭꼭 잘 싸메준다.

 

담금주 통에 다시백(건조 황매실 + 설탕)을 넣어줌.

세척 및 소독 후 건조해둔 담그주 통에 다시백을 넣고.  술을 부어준다.

 

소주 1.8L 10병
도수 20도

레시피에는 1.8L 참이슬 오리지널 10병이라고 적었는데, 올해는 11병 넣을 계획이다.

어차피 한병 더 넣는다고 대세에 큰 영향은 없을거라(?) 생각하고, 술 양도 늘릴겸 올해는 한병 더 넣어본다.

 

담금주 통에 담긴 건조 황매실 + 설탕 + 소주

매실/설탕/술을 모두 넣고 한장.

아직은 술 색깔이 맑다.

 

술을 다 부었으면 담금주 통 입구를 비닐로 감싸줌.

비닐로 잘 덮어주고, 뚜껑을 닫아준다.

 

담금주 통에 담아둔 건조 황매실 + 설탕 + 소주
처음에는 맑은 색.

이제 해야 할 일은 끝나고, 서늘한 곳에 잘 보관해두면 된다.

매실 씨는 독성이 있다고 하니, 100일 정도 경과한 뒤에 다시백은 꺼내줘야 한다.

 

[건조황매실 + 설탕 + 소주] 하루 경과 후 투명한 색에서 황색으로 변하는 중.

술을 부어주고 하루가 지났다.

벌써 술 색이 누렇게 물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혹시 설탕이 안녹은 부분이 있을까봐 한번씩 통을 흔들어서 잘 섞어준다.

 

이틀째 되는 날.
벌써 술 빛깔이 많이 달라짐.

또, 하루가 지났는데 확연히 색이 더 짙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며칠 더 지난 후 술 빛깔이 더 짙어짐.

며칠 경과하고 나니 더 짙어졌다.

 

술 담그고 2주 경과.
금빛으로 물든 술 빛깔.
색깔만 봐서는 이제 바로 마셔도 될듯.

담근지 13일 경과.

이제 더 이상 색은 짙어지지 않을거 같다.  이 정도 색상에서 맛이 들어가는 중일듯.

 

100일이 경과하면 안에 들어있는 다시백은 꺼내고 술만 그대로 숙성시키면 완성이다.

100일 후 바로 먹어도 맛있지만, 1년정도 숙성했다가 마시면 더 맛있는 술이 완성된다.

 

작은 병에 소분해서 담을 때 식용 금가루를 몇개 넣어주면 더더욱 완성된 금매주가 된다.

 

1년 숙성 후 작은 병에 식용 금가루와 함께 소분 후 완성된 금매주.

 

길고 긴 1년의 숙성 시간을 끝내고, 500ml 병에 소분한 완성 금매주.

흔들어보면 금가루가 보이고, 색깔도 금빛이라 보는 맛도 좋다.

500ml 병에 담고, 뚜껑 부분도 실링 처리를 해주고 나면 주변에 선물용으로도 적합한 수제 금매주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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